아이가 말은 못 해도 알아듣는 것 같아요,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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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0년 동안 일상의 다양한 지혜를 나누고 있는 생활 블로거 배형호입니다. 육아를 하다 보면 정말 신기한 순간들이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애간장을 태우는 시기가 바로 아이가 말문이 트일 듯 말 듯 하는 그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분명히 엄마가 "기저귀 가져와"라고 하면 엉금엉금 기어가서 가져오고, "아빠한테 가서 뽀뽀해줘"라고 하면 가서 쪽 하고 오는데 정작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음마, 아빠"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부모님들의 고민은 깊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주변에서는 "조금만 기다리면 다 한다", "원래 영리한 애들이 말이 늦다"라는 위로를 건네기도 하지만 정작 내 아이의 발달 속도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가기 마련이더라고요. 저 역시 첫째 아이를 키울 때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밤잠을 설치며 육아 서적을 뒤적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이가 정말로 다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행동 모방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그 미묘한 차이에 대해 오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어요.
이 글을 통해 아이의 언어 발달 구조를 이해하고, 지금 우리 아이가 어떤 단계를 지나고 있는지 차근차근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단순히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팁들을 담았으니 끝까지 읽어보시면 분명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우리 아이의 침묵 속에 숨겨진 수천 가지의 언어를 찾아내는 여정을 지금 시작해 보겠습니다.
목차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의 결정적 차이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언어 발달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곤 합니다. 바로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인데요. 수용 언어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고, 표현 언어는 자신의 생각이나 요구를 말이나 몸짓으로 나타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거의 모든 아이가 표현하는 능력보다 이해하는 능력이 훨씬 앞서서 발달한다는 사실이거든요.
아이가 말을 못 해도 심부름을 잘 수행한다면 이는 수용 언어 능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다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언어를 이해하는 영역인 '베르니케 영역'이 먼저 활성화되고, 이후에 말을 내뱉는 '브로카 영역'이 성숙해지기 때문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말을 안 한다고 해서 머리가 나쁘거나 발달이 늦다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가 머릿속에는 수많은 단어가 들어있는데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상태를 흔히 언어의 정체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환경인지 점검해보는 일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굳이 힘들게 근육을 써서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이 해결되니 굳이 말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언어 치료 현장에서도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이 아이의 수용 언어 수준입니다. 만약 아이가 지시 사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인지적인 부분이나 청각적인 부분을 의심해봐야 하지만, 이해는 완벽한데 말만 안 나오는 상황이라면 이는 근육 조절의 문제나 심리적인 요인, 혹은 환경적인 자극의 부족일 확률이 매우 높더라고요.
연령별 언어 발달 단계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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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발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표준적인 발달 지표와 비교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가 얼마나 균형 있게 발달하고 있는지 아래 표를 통해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자료는 일반적인 통계치이므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 연령(개월) | 수용 언어 (이해력) | 표현 언어 (말하기) |
|---|---|---|
| 12-15개월 | 단순한 지시(앉아, 줘)를 수행함 | 엄마, 아빠 외 1-2개 단어 사용 |
| 18-21개월 | 신체 부위 3곳 이상을 가리킴 | 10-20개 정도의 단어를 구사함 |
| 24개월 | 2단계 연속 지시를 수행함 | 두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 만듦 |
| 30개월 | 크다/작다 등 형용사를 이해함 |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질문을 함 |
| 36개월 | 대부분의 일상 대화를 이해함 | 3단어 이상의 문장을 유창하게 함 |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4개월 전후가 언어 발달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됩니다. 이때 수용 언어는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부모의 거의 모든 말을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표현 언어가 10단어 미만이라면 부모님들이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들마다 언어 창고가 채워지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창고가 꽉 차서 넘치기 직전까지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할 때가 많더라고요.
만약 우리 아이가 수용 언어는 24개월 수준인데 표현 언어는 15개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이는 '단순 언어 지연'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에는 환경적인 자극을 조금만 바꿔주어도 금방 속도가 붙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반대로 두 영역 모두가 현저히 늦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인지적 발달 상황을 점검해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아요.
첫째 아이 때 저질렀던 치명적인 실수담
여기서 저의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첫째 아이를 키울 때 소위 말하는 '독심술사 아빠'였어요. 아이가 손가락으로 물병만 가리켜도 "어유, 우리 강아지 물 마시고 싶구나?" 하면서 즉각적으로 물을 떠다 바쳤고, 아이가 칭얼거리기만 해도 "배고파? 우유 줄까?" 하며 아이가 입을 뗄 기회조차 주지 않았거든요. 저는 이게 아이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굳게 믿었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20개월이 넘도록 아이는 "어, 어!" 하는 소리와 손가락질만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결하려고 하더라고요. 아이 입장에서는 굳이 어렵게 "물", "우유"라는 발음을 연습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거죠. 제가 아이의 언어 발달을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로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이후 저는 전략을 바꿨습니다. 아이가 물을 가리키면 "응? 저게 뭐야? 아, 물? 물 줄까?"라고 물으며 아이가 최소한 "응"이라도 하거나 "무"라는 소리를 낼 때까지 눈을 맞추며 기다렸어요. 처음에는 아이도 짜증을 내고 울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아이가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4개월이 지나서야 폭발적으로 단어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때 깨달았죠. 부모는 아이의 비서가 아니라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또한, 제가 범했던 또 다른 실수는 '질문 세례'였습니다. "이게 뭐야? 사과지? 사과 해봐. 사·과!" 이런 식으로 아이를 몰아붙이니 아이가 대화 자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언어는 학습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놓치고 있었던 셈입니다.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말문을 여는 마법 같은 자극 방법
아이가 다 알아듣고 있다면, 이제는 그 소중한 지식들을 밖으로 꺼내 줄 차례입니다. 제가 둘째 아이를 키우며 효과를 톡톡히 본 방법들을 공유해 드릴게요. 첫 번째는 바로 '생중계 기법'입니다. 아이의 행동을 그대로 말로 옮겨주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아이가 블록을 쌓고 있다면 "우와, 우리 민준이가 파란색 블록을 빨간색 위에 올렸네? 높이높이 올라간다!"라고 옆에서 스포츠 중계하듯 말해주는 것이더라고요.
두 번째는 '선택권 주기'입니다. 무작정 "뭐 줄까?"라고 묻는 게 아니라, "우유 마실래, 아니면 주스 마실래?"라고 구체적인 두 가지 선택지를 주는 것입니다. 이때 양손에 우유와 주스를 들고 보여주면 더 효과적이에요. 아이는 시각적 정보와 청각적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뇌를 풀가동하게 됩니다. 단답형이라도 대답을 이끌어내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더라고요.
세 번째는 '확장해서 말해주기'입니다. 아이가 "차!"라고 한 단어만 말했을 때, "그래, 차야"라고 끝내지 마세요. "맞아, 빨간색 자동차가 쌩쌩 지나가네!"라고 문장을 확장해서 다시 들려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단어가 어떻게 문장으로 연결되는지 배우게 됩니다. 아이의 서툰 발음을 교정해주기보다는, 올바른 발음으로 문장을 다시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주면서도 언어 능력을 키워주는 비결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서적인 교감입니다. 아이가 말을 하려고 시도했을 때, 비록 발음이 엉망이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기쁜 표정으로 반응해 주세요. "우와! 우리 아기가 사과라고 말했어? 대단하다!"라는 격한 반응은 아이에게 '말을 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언어 발달의 엔진은 결국 부모의 따뜻한 눈맞춤과 격려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24개월인데 아직 단어 5개밖에 못 해요. 병원에 가야 할까요?
A. 수용 언어(지시 수행 능력)가 정상이라면 조금 더 지켜보셔도 되지만, 부모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언어 발달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조기 개입은 빠를수록 효과가 좋거든요.
Q2. 미디어 시청이 언어 발달을 방해하나요?
A. 네, 그렇습니다. 미디어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아요. 특히 24개월 미만 아이들에게 과도한 영상 노출은 뇌의 언어 영역 발달을 저해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 보여요.
Q3. 남자아이가 원래 여자아이보다 말이 늦나요?
A. 통계적으로 여아의 언어 발달이 남아보다 조금 빠른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단순히 성별 탓으로 돌리며 방치하기보다는 개별적인 발달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책을 많이 읽어주면 도움이 될까요?
A.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읽어주기보다는 그림을 보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세요. 어휘력 확장뿐만 아니라 정서적 교감에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Q5. 아이의 발음을 교정해줘야 하나요?
A. 아니요, 직접적인 교정은 아이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틀리게 말하면 "아니, 그게 아니고 사과야"라고 하지 마시고, "응, 맛있는 사과가 여기 있네"라고 자연스럽게 올바른 발음을 들려주시는 게 좋습니다.
Q6. 다개국어 환경이 언어 지연의 원인이 되나요?
A. 초기에는 혼란을 겪어 말이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지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다만 주 양육자가 일관된 언어 자극을 주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더라고요.
Q7. 수다스러운 엄마가 아이의 말을 틔우는 데 유리한가요?
A. 양보다는 질입니다. 엄마가 혼자서 계속 떠드는 것보다 아이의 반응을 기다려주고 짧고 명확한 문장으로 소통하는 것이 언어 발달에는 훨씬 효율적인 것 같아요.
Q8. 쪽쪽이(공포개) 사용이 말을 늦게 하나요?
A. 깨어있는 시간에도 계속 쪽쪽이를 물고 있으면 구강 근육을 사용할 기회가 줄어들고 소리를 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옹알이가 활발한 시기에는 사용 시간을 조절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해 보여요.